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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받는 아이 vs 존중받는 아이”

by amvermac0114 2025. 4. 11.

자율성과 개별성이 길러내는 건강한 자기 평가 능력에 대하여...

편안하게 잠든아이
편안하게 잠든아이

 

우리는 아이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어느새 그 아이를 기준에 맞춰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더 빨리, 더 잘, 더 똑똑하게 크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이의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형은 잘 참는데, 왜 너는 못 참니?"
"또 시험을 망쳤어?"
"그렇게 해서 커서 뭐가 되려고 그래?"

이런 말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포장된 순간, 아이는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존재가 되며 점점 ‘자기 기준’을 잃는다.

**자율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Deci & Ryan, 1985)**에 따르면,
인간은 자율성과 개별성을 존중받을 때, 스스로 동기를 부여받고 자기 효능감을 형성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의 차이다.

  • 외적 동기는 보상이나 처벌, 인정이나 비난과 같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유발된다.
    아이가 부모의 칭찬을 듣기 위해 공부를 하거나, 야단맞기 싫어서 억지로 숙제를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동기는 단기적으로는 행동을 유도할 수 있지만, 지속성과 창의성, 자기 만족감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 반면 내적 동기는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에서 비롯된다.
    아이가 스스로 궁금한 것을 탐구하고, 자신의 성장을 기뻐하며, 몰입감을 느끼는 순간들이 그것이다.
    내적 동기를 자극받는 아이는 외부의 보상이 사라져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배우며, 실패 앞에서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다.

부모의 반복된 외적 평가와 비교는, 아이의 내적 동기를 약화시키고 외적 기준에 집착하게 만든다.


“나는 성적이 좋을 때만 칭찬받는다”는 경험은, “나는 원래 성실한 아이”라는 내적 확신을 흔들리게 한다.
결국 타인의 인정 없이는 스스로를 긍정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

반대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개별성을 인정해주는 부모는 내적 동기를 지켜주는 보호막이 된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목표를 향해 노력할 때, 실수하더라도 격려해주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함께 나누는 부모.
‘평가자’가 아닌 ‘동행자’로 곁에 있어줄 때, 아이는 자기 안의 동기를 스스로 발견하고 키워갈 수 있다.

부모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잘했어”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생각했니?”,
“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뭐야?” 라고 묻는 것이다.

 

그 물음 안에서 아이는 자신을 탐색하고,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하는 힘을 갖게 된다.

 

 

참고한 심리학 이론 및 연구자료

  • 자율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Deci & Ryan, 1985)
    인간은 자율성(autonomy), 유능감(competence), 관계성(relatedness)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 욕구가 충족될 때 가장 건강하고 지속적인 동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외적 동기보다는 내적 동기에 기반한 행동이 장기적으로 높은 자기효능감과 삶의 만족감을 이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합니다.
  • Alfie Kohn, 1993 – Punished by Rewards
    보상과 처벌은 단기적인 행동 수정에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적 동기를 약화시키고 오히려 창의성과 자율성을 해친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부모와 교사들이 '칭찬'조차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근거가 됩니다.
  • Dweck, C. S. (2006).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
    캐롤 드웩의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이론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 vs 도전을 즐기는 아이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외적 평가에 노출된 아이는 실패를 곧 자기 존재의 실패로 받아들이지만, 내적 동기와 자기주도성을 존중받은 아이는 실패를 배움의 과정으로 해석합니다.
  • Bandura, A. (1997). Self-Efficacy: The Exercise of Control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은 자신이 어떤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며, 반복된 경험과 내적 동기에 의해 강화됩니다. 부모의 과도한 통제나 비교는 자기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무기력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