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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 5대 핵심 역량의 적용 방향(한국적 재해석)

by amvermac0114 2025. 4. 18.

엄마와 아이가 함께 소통하는 사진
엄마와 아이가 함께 소통하는 사진

최근 교육부는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SEL(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사회정서학습)의 개념도 점점 국내 교육 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SEL은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건전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접근법이다. 특히 미국의 CASEL(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은 SEL을 구성하는 5가지 핵심 역량을 제시하며 세계 여러 나라 교육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적, 제도적 특성이 다른 한국 교육에 SEL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개념 수입이 아닌 ‘현실 적용’이 중요하다. 다음은 SEL의 5대 역량을 한국적 맥락에 맞추어 재해석한 내용이다.

1. 자기 인식: 성취 중심 문화를 넘어서 개인 내면을 바라보는 힘

한국 사회는 학업 성과와 비교 중심의 문화가 강해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로 인해 자신을 ‘성적’이나 ‘외부 평가’로 판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SEL의 자기 인식 역량은 학생이 자신의 감정과 사고, 신념, 가치 등을 인식하고 자신에 대한 건강한 자아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에서는 학생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정서 일기’, ‘감정 기록장’ 등의 활동이 자기 인식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교사는 학생의 강점을 찾아 언어로 표현해주는 피드백을 통해 학생이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 자기 조절: 억압보다는 조절을 배우는 교육

감정의 억제는 오랜 시간 미덕으로 여겨졌지만, 감정을 억누르기만 한다고 해서 조절 능력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 조절은 분노, 실망, 불안 등의 감정을 인식하고 스스로 진정시키며 바람직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한국의 초·중등학교에서는 감정표현이 서툰 학생들이 수업 중 돌발 행동을 하거나 친구들과의 갈등을 과격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려면 학급 단위로 감정 표현 연습, 호흡법, 명상 등 구체적인 자기조절 기술을 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정서적 안전망을 만들어 학교폭력이나 교우관계 문제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3. 사회적 인식: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

우리나라 교육은 공동체 활동을 강조하지만, 정작 구성원 간의 감정이나 입장을 세심하게 이해하는 훈련은 부족한 편이다. SEL에서 말하는 사회적 인식은 타인의 관점과 감정을 이해하고, 다양한 사회적 배경에 대한 존중을 실천하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또래 친구의 입장이 되어보는 역할놀이, 다양한 가족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활동 등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사회적 다양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성별, 국적, 지역 등에 따른 편견을 낮추기 위한 교육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4. 관계 기술: 단순한 예절 교육을 넘어선 진정한 소통

한국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예절 교육은 충실히 이루어지지만, 실질적인 소통과 갈등 해결 기술은 체계적으로 교육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관계 기술은 친구, 교사, 가족 등 다양한 대상과의 관계에서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동시에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대화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나 전달법(나는 ~해서 ~했어)”을 활용한 감정표현 방식, “사과와 용서”를 주제로 한 학급 활동 등은 관계 기술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칭찬 나누기’, ‘협동 미션’ 등 공동체 기반 활동도 관계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5. 책임 있는 의사결정: 정답보다 선택의 결과를 이해하는 교육

한국 학생들은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 속에서 교과서에 나온 ‘정답’을 찾는 훈련에는 익숙하지만, 실제 삶에서의 선택과 결과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는 많지 않다. SEL에서 말하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란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덕적 딜레마 토론, 실생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 뉴스나 사건을 통한 가치 판단 활동 등이 필요하다. 특히 또래 집단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유혹에 대해 고민하고 대응하는 활동은 학생의 실천적 판단력을 높여준다.

SEL, 마음의 힘을 기르는 미래교육의 핵심

SEL은 단순히 인성을 기르는 교육을 넘어, 학생의 정신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다. 무엇보다 SEL은 단기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교 문화 전반에 스며들어야 실효성을 발휘한다. 담임교사의 일상 언어, 교실 분위기, 학급 운영 방식 등 학교의 모든 장면이 SEL의 기반이 된다.

앞으로 SEL이 한국 교육 현장에 효과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교사 연수, 교육과정 연계, 학부모 인식 개선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교육이 곧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밝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