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를 통해 배우는 아이, 장난감보다 중요한 건 부모입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어떤 장난감을 사줘야 할까’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더 똑똑해 보이는 장난감, 영어 단어가 자동으로 나오는 기계식 장난감,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교구들. 우리는 마치 좋은 장난감을 사줘야 좋은 부모인 것 같은 압박을 받으며 지갑을 엽니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은 장난감의 가격표에 따라 정해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진짜 배우는 순간은, 장난감이 아니라 그것을 누구와, 어떻게 가지고 노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다시 말해, 장난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놀이를 함께 나누는 부모의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한 요소입니다.
1. 정답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상상하게 하세요
많은 부모가 아이와 놀면서 정답을 찾도록 유도하곤 합니다.
“이건 무슨 공룡이야?” “이건 몇 개야?” “이 색깔은 뭐지?” 같은 질문은 겉보기에 교육적이지만, 아이에게는 ‘시험’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보다는, “이 공룡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얘는 오늘 기분이 어떨까?” “무얼 먹고 싶을까?”처럼 열린 질문이 훨씬 더 유익합니다.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이를 수동적으로 만들고, 열린 질문은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표현력을 자극합니다.
2. 아이는 장난감보다 상호작용을 통해 배웁니다
심리학자들은 놀이가 아이의 두뇌 발달과 사회성, 언어 발달에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오랫동안 연구해왔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는 “아이는 놀이를 통해 뇌의 복합적인 기능을 통합적으로 발달시키며, 특히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어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좋은 장난감도 아이 혼자서는 쉽게 질려버립니다. 그러나 평범한 블록 하나도, 부모와 함께 쌓고 부수고 이야기를 만들며 놀면 그 안에서 아이는 관계 맺기, 감정 조절, 문제 해결, 언어 표현까지 통합적인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3. ‘잘 놀아주는 법’보다 ‘같이 노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부모가 유능한 교사나 배우처럼 놀아줄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시선에 맞춰서 반응해주고, 상상의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이에게는 그 시간이 "엄마 아빠가 나와 함께해주는 시간"으로 기억되고, 그 기억은 자존감의 토양이 됩니다.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부모가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도 상상하고, 엉뚱한 이야기 속에서 웃음을 터뜨릴 때 아이는 더 깊이 연결감을 느낍니다. 그런 놀이 속에서 배움은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옵니다.
결론 : 아이에게 필요한 건, 비싼 장난감이 아니라 당신입니다
결국, 아이의 발달을 돕는 데 있어 가장 큰 힘을 가진 존재는 장난감이 아니라 부모 자신입니다.
비싼 교구를 사줄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보다는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하루에 10분이라도 함께 상상의 세계에 빠져줄 수 있는 부모의 존재가 더 소중합니다.
놀이를 통해 배우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교사는 바로 그 옆에 있는 ‘엄마와 아빠’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참고자료
- Center on the Developing Child, Harvard University. “Serve and Return Interaction Shapes Brain Architecture.”
- Vygotsky, L.S. (1978). Mind in Society: The Development of Higher Psychological Processes.
- Hirsh-Pasek, K., & Golinkoff, R. M. (2003). Einstein Never Used Flashcards: How Our Children Really Learn—and Why They Need to Play More and Memorize Less.